해가 지고 몸을 펴고 선셋 비치 필라테스
사계절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꼽히는 다대포해수욕장, 갈대밭과 송림, 잔디광장 등 바다 주변의 뺴어난 풍광 덕분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지친 몸과 마음이 달래지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호흡으로 긴장된 몸을 이완해 심신을 치유하는 필라테스라니, 제아무리 뻣뻣한 몸이라도 기꺼이 도전해보고 싶어진다. 올해 부산시는 부산 바다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자 로컬 여행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어반스토리'와 함께 해양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오픈하자마자 솔드아웃된 해양 치유 프로그램 일정은 8월에 다시 예약을 받는다). 주말마다 저녁 6시에 지정된 해변에서 전문 강사에게 필라테스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석양빛에 물든 바다를 배경으로 유연한 동작을 펼쳐 근사하게 찍은 인생 사진은 덤. 치유와 낭만을 함께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선셋 비치 필라테스의 진짜 매력이다. 클래스를 진행한 ‘메디앤컬 필라테스‘ 한주영 강사는 “요즘 같은 시기에 ‘자연과 소통한다’는 것을 몸소 느끼는 것 자체가 큰 힐링"이라고 말한다. 이날 프로그램은 미니볼을 이용한 필라테스 동작을 따라 해보는 것이었다. 아라베스크, 엘리펀트, 햄스트링 스트레치, 스파인 트위스트, 머메이드, 백스트레치. 이름만큼 어려운 동작을 낑낑거리며 따라 하다 보면, 묵직하고 뻐근하던 몸 구석구석 짜릿한 전율이 퍼지며 근육이 이완되는 걸 느낄 수 있다. 이날, 메디앤컬 필라테스의 클래스는 전체적으로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고, 몸의 정렬을 바르게 해 자세 교정에 도움이 되는 동작 위주로 시작해 코어(core)를 강화하고 안정성을 키워주는 동작과 바디라인이 예뻐지는 운동으로 구성되었다.
동작에 집중할수록 마음은 한결 차분해진다. 파도 소리만 귓가에 잠잠히 들려오고, 주위를 온통 시뻘겋게 물들인 석양을 눈앞에서 마주할 수 있다. 온몸에 엉켜 성가시게 느껴지던 모래는 어느새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 시원한바닷바람을 맞으며 동작을 마무리할 무렵, 모든 것이 완벽하고 조화로운 곳에서 오로지 내 몸에 집중한 시간이 새삼 귀하게 느껴졌다.